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을 읽고 있다. 생각보다 두껍고 양이 많지만 보기보다 술술 읽기 쉬운 책이다. 월가의 영우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 중 ‘칵테일 파티 이론’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What is the ‘cocktail party effect’
칵테일 파티 이론은 꼭 주식 시장에서 활용하는 용어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소란한 칵테일 파티 장소에서 대화하는 상대방의 대화에 선택적 집중이 잘 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른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던 상관없이 나와 관계된 정보만 집중해서 받아들이는 현상을 맗바니다.
피터린치의 칵테일 파티 이론은 위와 같은 일반적인 이론과는 다른 내용이다. 배경이 칵테일 파티라는 것은 동일하지만 말이다.
피터린치의 칵테일 이론은 주식 시장과 참여자들을 4단계로 구분해 설명한다. 아래에서 간단히 정리배본다.
(1) 주식 시장에 대해 어떤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 상태 ; 칵테일 파티에서 피터린치가 자신의 직업을 소개해도 누구 하나 관심을 두지 않는 상황.
(2) 주식 시장이 1번 단계에서 15% 정도 오른 상태 ; 새로 인사한 사람이 자신(피터린치) 옆에서 잠시 머무는 정도로 관심을 두는 상황. 주식 시장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라도 나오는 상황.
(3) 주식 시장이 1번 단계에서 30% 정도 오른 상태 ; 파티 참석자들이 피터린치를 둘러 싼다. 어느 종목을 살지 등에 대해 의견을 구한다.
(4) 시장이 정점에 있다(곧 추락할 신호) ; 파티 참석자들이 피터린치에게 조언을 한다. 조언의 방향이 3번 단계와 바뀐 상태. 피터린치의 조언은 누구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칵테일 파티 이론의 숨은 의미
피터린치의 ‘칵테일 파티 이론’을 소위 인간지표로 설명하곤 한다.
인간지표(Human Indicator)는 한국식 표현이라고 하는데요. 특정 개인 또는 다수의 무리가 어떤 행동을 하면 그 기대와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는 함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어떤 종목에 유행처럼 사람들이 몰리면 꼭 하락이 시작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설명할 때 주로 언급됩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 시장에 애 업은 새댁이 나타나면 끝물로 보라”라는 식의 말이 있었는데, 일맥상통한 이야기이고요.
어찌됐든 칵테일 이론이나 인간지표나 모두 시장의 유행과 반대로 움직이자는 뜻을 가진 것으로 해석되곤 합니다. 유행에 휩쓸리지 말자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피터린치의 월가의 영웅에서 칵테일 파티 이론 부분을 읽으면 조금은 다른 해석이 나옵니다. 칵테일 이론이 인간지표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칵테일 파티 이론에 따라 아무도 주식에 관심이 없을 때 사서, 사람들이 몰리면 팔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겁니다.
피터린치는 책에서 “시장 예측을 믿지 않기 때문에…”라고 말했습니다.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행동하라는 게 정확한 그의 뜻으로 읽힙니다.
책의 칵테일 파티 이론 다음의 목차 제목은 ‘시장은 상관 마라’이다. 아마 시장에 상관없이 좋은 주식을 사라는 게 그가 진정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그 목차에 나오는 내용 중 인상에 남는 몇 문장은 아래와 같다.
시장은 투자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이 한 가지만 당신에게 이해시키더라도, 이 책은 제값을 다한 셈이다.
내게 필요한 유일한 매수 신호는 내가 좋아하는 회사를 찾는 것이다. 이런 회사를 찾을 때는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다고 매수를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다.
마무리
이 포스팅의 간단한 결론을 내려본다. 주식을 매매할 때 유행을 쫒기보다 자신의 소신이나 기준을 지켜야 한다.
내 입장에서 유행을 쫒지 않는 건 쉽다. 정보는 취하고 행동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니까.
하지만 내 소신과 기준을 ‘만드는 게’ 어렵다. 그런 것을 만드는 게 모두 공부이기 때문에 나이 먹고 공부를 하기 싫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월가의 영웅을 읽다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주식 공부라는 게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 자체는 내실있고, 주식시장에선 저평가 된 것들을 고르면 된다. 이런 것도 어렵다고 할 수 있지만, 분명히 부지런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말처럼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하루에 하나씩 배우고 실천한다는 생각으로 정진해보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