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였습니다.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경기력에서 처참했습니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디스하는 글을 쓰고 싶지 않지만 축구 국가대표 홍명보호의 월드컵 예산 오만전 무승부 경기는 화를 안낼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홍명보의 역량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라고 평가합니다.

홍명보 전술이 가져온 제2의 오만 쇼크
오만과의 홈경기에서 스코어는 1:1 입니다. 과거 오만쇼크로 불린 경기 이후로 모두 승리를 거둬왔는데, 이번 경기는 무승부를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전반 41분에 이강인 어시스트, 황희찬 선수의 득점으로 앞서나갔습니다.
그렇지만 첫 득점이 있기까지 슈팅이 전혀 없었습니다. 백승호 선수의 부상으로 인한 교체아웃이 없었다면 이강인이 들어올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부상 교체가 아니었다면 전반에 첫 슈팅이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월드컵 예선 단계에서,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은 수비 위주의 전략을 준비합니다. 그러면 우리 대표팀은 당연히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전술은 상대팀 파훼법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번 예선 대회에서 무승부 경기는 팔레스타인, 오만과의 경기에서 나왔습니다. 최약체들과 무승부를 하고, 중간 실력 팀에게 승리를 한 거죠.
손흥민이 에이징 커브가 왔어도 아시아 탑티어 선수이고요. 이재은 독일 마인츠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강인, 배준호 등 영건들도 탈아시아급이라는데 부정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즉, 홍명보 전술이 서말의 구슬을 꿰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상대팀 입장에서 우리나라의 2선 공격수 손흥민 이재성 황희찬이 공을 잡으면 3~4명이 달라붙는 게 당연합니다. 아무리 세계 최고의 선수라도 3~4명의 선수를 뚫어내는 건 쉽지 않은 것도 당연하고요. 따라서 개인기보다는 팀 전술로 밀집 수비를 무너뜨려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이 당연한 것들을 위해 홍명보가 한 게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약속된 플레이라고 보이는 전술은 안보였죠. 감독이 선수들 포지션만 잡아둔 채 세부 전술은 아마추어 수준으로 준비한 거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 대표 선수들이 저렇게 우왕좌왕할 리가 없습니다.
홍명보의 변형3백, 라볼피아나
홍명보의 능력은 변형3백과 라볼피아나로 대표됩니다. 스스로 인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타인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죠. 이임생이요.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라볼피아나는 밥 먹을 때 숟가락 젓가락을 사용하는 거에 비유할 수 있다고. 라볼피아나는 너무나 당연한 기초라는 거죠. 젓가락질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정도는 있지만, 젓가락질 안하고 밥먹는 사람 없듯이 요즘 모든 축구팀이 사용하는 게 라볼피아나라는 겁니다.
변형 3백은 이렇습니다. 센터백 2명에 한 명을 더해서 3백을 만듭니다. 이때 더해지는 1명은 좌우 윙백 중 한 명 또는 수비형미드필더 중 한 명이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은 공격진영으로 올라갑니다. 공격진영에서는 좌우 윙 내지 윙백 중 한명이 넓게 벌립니다. 중원 내지 박스 안에 4명의 선수가 들어갑니다.
이런 틀안에서 선수들이 조금씩 위치를 변화하면서 공격을 시도하는 겁니다. 3백 만들고 좌우 벌리는 틀이 홍명보의 전략인겁니다. 이번 경기에선 욍백이 반대편 윙에게 길게 패스하는 패턴을 준비해 온 거 같더라고요.
그런데, 홍명보를 제외한 대부분의 감독들은 이런 틀은 당연히 가져가면서 몇 가지 패턴을 더 가지고 나옵니다. 수비를 흔들어 놓는 세부전술, 부분 패턴을 얻는 겁니다.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로 준비를 해서 상대를 무너뜨리려고 합니다.
홍명보가 롱패스라는 세부 패턴을 가지고 나왔는데, 상대에게 먹히지 않았습니다. 오만은 좌우로 흔드는 공격 전술에 대비해 5백으로 대비했습니다. 롱패스를 해도 이미 그곳에 수비수 한 명이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5백을 쓰는 팀에게 방향 전환 롱패스는 사실 잘 안먹히는 전술입니다.
홍명보의 해줘 축구
조금 과격한 표현이간 합니다만, 홍명보가 선수발로 감독해먹고 있다는 건 축구팬들이 공감할 겁니다.
전술로는 결과를 내지 못하다가 경기 막판이 되면 센터링을 올려서 우겨넣는 식으로 골을 만드는 게 명보볼의 특징이죠. 그래서 오만과의 경기에서는 손흥민이 경기 막판에 얼리크로스를 올리는 어색한 모습을 보여줬죠.
그런데 오만과의 경기에선 선수빨도 잘 안먹혔습니다. 이 원인은 김민재, 황인범의 부상이 있었고요. 두번째로는 이강인을 후보로 시작하는 이상한 판단을 해서 그렇습니다.
위에서 5백으로 맞서는 팀에겐 방향전환 롱패스가 잘 안먹힌다고 했어요. 그러면 중원에서 패싱게임으로 풀어나가는 게 정석입니다. 우리 대표팀이 패싱게임을 하려면 황인범이나 이강인 선수가 있어야 합니다.
황인범이 부상이기 때문에 이강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홍명보는 황희찬을 내세웠죠. 그것도 황희찬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명난 오른쪽 윙으로요.
홍명보는 팀 전술이나 약속으로 패싱 게임을 준비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선발명단에서 이강인을 뺐고, 그외 선수들의 약속된 패스길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중원에서의 패턴이 없으니 무리하게 가운데로 찔러 넣다가 뺏기는 장면이 매우 많이 나왔죠. 공격수들은 거의 대부분 3~4명 선수들에게 둘러쌓이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국내 감독 중 홍명보와 비교되는 게 이정효 감독이죠. 그의 축구에는 정효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팬들이 많습니다. 정효볼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선수들의 움직이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가 있다고. 쓸데없는 움직임을 하다간 이정효 감독이 불같이 화를 내니, 선수들은 개인기보다 전술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정효볼을 보면 롱패스 전환과 3자, 4자 패스가 지속적으로 나옵니다. 광주에는 (비교적) 평범한 수준의 선수들있지만 이미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 지 알고 최대한 임무 수행에 집중합니다.
홍명보는 이강인을 가지고 첫 골을 넣으며 상대팀을 무너뜨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강인 효과는 홍명조의 판단이 아닌 부상 상황이 만들어 냈고, 이강인마저 부상으로 나가자 상대팀을 둟어내는 데 다시 어려워했습니다. 슈팅 마스터 손흥민이 슈팅을 때릴 기회를 만들지 못하니, 애꿎게 에이징 커브 소리나 듣게 만들었죠.
에휴… 머리 나쁜 사람이 리더가 되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는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