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겁도 없이 애플에 손을 댔습니다. 곧 중년 소릴 들을 나이에, 아이폰도 사용해 본 적 없는 사람이, 영상 사진 디자인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고, 심지어 문과 출신의 블로거 나부랭이 주제에 맥북 에어를 구입했습니다. 아이폰이 없다 보니 애플 생태계의 참 맛은 아직 모르면서도 맥북만의 매력은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설정을 다 마치고 1시간 정도 사용하면서 소소하게 느낀점과 딜리트 기능, 트랙패드, 커맨드 키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Delete 키가 없다.
이번 글은 원래 트랙패드나 커맨드 키 이야기를 쓰려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첫 줄을 쓰다보니 딜리트 키가 없어서 당황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먼저 해볼게요.
글 쓸 때 연필만큼 중요한 게 지우개죠. 윈도우 노트북에는 지우개가 2개 있어요. 백스페이스랑 딜리트. 그런데 맥북에는 딜리트가 없네요. 지우개를 하나만 주다니…
커맨드 키를 사용하면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주워들은 게 있어요. 그래서 커맨드+백스페이스를 눌러봤습니다. 그랬더니 커서 앞부분은 싹 지워지네요. 당황스럽게.
올라오는 화를 누르고 기억을 되살려 지워진 부분을 다시 썼죠. 그리고 검색을 해보니 이렇네요.
- command + 백스페이스 : 커서 앞부분 싹 지우기
- fn + 백스페이스 : 윈도우 노트북의 딜리트 키와 같음. 커서 뒤 부분 한 글자씩 지움
일단, 맥북을 본격 사용한지 한시간만에 딜리트 키는 배웠네요.
트랙패드, 이건 진짜 훨씬 좋네!
맥북 구입 전에 가장 고민했던 건 마우스. 정품을 따로 구입하자니 너무 비싸고, 트랙패드로 사용하면 된다고는 하는데 잘 사용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었죠.
그런데 왠걸. 맥북을 처음 켜고 설정하는 순간부터 느꼈습니다. 트랙패드만 사용법만 익히면 마우스 없이도 작업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보면 글을 쓰는 순간에 오른손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오가면 그만큼 흐름이 끊깁니다. 생각이 끊기는 거죠. 오른손의 움직입이 최소화된다면, 그런 끊김이 줄어들어 글 쓰는 집중력을 훨씬 올려줄 수 있어요.
맥북 트랙패드가 딱 그런 역할을 해주네요. 오른손이 노트북 본체를 떠나지 않게 해줍니다.
아직 사용법을 충분히 익힌 건 아니지만 좌클릭, 우클릭, 쓸어버리기 정도만 해봐도 여타 노트북의 트랙패드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을 줘요. 이렇게 말하면 무슨 말인지 모르는 분이 계실거 같은데….
- 맥북 트랙패드는 어느 곳을 눌러도 클릭이 됩니다. (다른 노트북은 클릭 안되는 부분이 있죠. 주로 아래쪽을 눌러서 클릭했었는데..)
- 맥북 트랙패드는 눌러도 패드 자체가 들썩이지 않습니다. (다른 노트북은 패드를 누르면 본체가 꿀렁이죠.)
- 맥북 트랙패드는 키보드를 칠 때 손바닥 피부가 닿아도 커서 조작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다른 노트북은 닿기만 해도 커서로 인식할 때가 있는데, 심할 경우 그 키보드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죠.)
이밖에 쓸어버리기 기능도 좋은 거 같아요.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고, 앱에 따라 활용성이 다른 거 같아서 좀 더 사용해보고 따로 포스팅해보려고요.
아무튼, 트랙패드를 얼마나 잘 사용하는 지가 맥북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란 생각이 듭니다.
생산성 향상의 KEY [command]
윈도우 노트북과 맥북의 키보드에서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바로 컨트롤 vs 커맨드 키입니다. 한영키 위치, 딜리트키 유무도 있지만 커맨드 키를 잘 익혀야 맥북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커맨드 키는 여러가지 단축키를 이용할 때 사용합니다. 윈도우 노트북에서도 컨트롤 키로 여러 단축어 기능을 할 수 있었는데, 맥북은 그 활용도가 좀 더 많은 거 같아요.
저는 ‘컨트롤+탭’ 수준의 작업도 어려워하던 사람이라 커맨드키는 더 두려운데요. 그래도 하나씩 익혀 나가려고 합니다. 위에서 백스페이스와 커맨드 or 펑션(fn) 조합을 익힌 거처럼 말이죠.
여러 단축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고 싶으면 상단에 있는 메뉴 막대를 클릭해보세요. 파일, 편집, 보기, 방문 기록 등 메뉴를 누르면 하위메뉴가 나오고 단축키도 표시돼 있습니다. 워드나 한글의 메뉴처럼 보면 됩니다.
그 밖의 낯선 점
1.한영 변환키 위치가 다릅니다. 이게 자꾸 헷갈려요. 자꾸 스페이스바 오른쪽에 있는 커맨드 키를 누르고 한영 변환을 한 걸로 착각합니다. 저처럼 맥 키보드를 처음 사용하는 분들은 대부분 헷갈려 할 거 같아요.
윈도우 노트북 키포브와 헷갈리는 거죠. 맥북에서 한영 변환키는 윈도우 키보드의 캡스룩 위치에 있습니다.
2. 마찬가지로 커맨드 키의 위치가 헷갈립니다. 윈도우 노트북의 컨트롤 키와 맥북의 커맨드가 거의 같잖아요. 그래서 타이핑 할 때도 왼쪽 새끼손가락으로 컨트롤 누르듯이 커맨드를 찾는데…. 맥북의 그 위치엔 펑션(fn) 키가 있어요. 자꾸 펑션키 누르고 복붙하려고 삽질하고 있습니다.
3. 스크린샷, 이건 낯설면서 편리한 건데요. “시프트+커맨드+5″를 누르면 스크린샷을 할 수 있어요. 화면에서 바로 크기 조절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윈도우 노트북에서 스크린샷은 그림판으로 가져가서 자르기를 해야 했는데, 맥북에선 그림판으로 가져갈 일은 없어요.
맥북 바탕화면 구성 알아보기
글이 길어지니까 텍스트로만 간단히 정리할게요.
- Finder ; 윈도우의 폴더와 같아요. 하단 메뉴바 맨 왼쪽에 마주보는 얼굴이 파인더입니다.
- LaunchPad ; 내 맥북에 있는 모든 프로그램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스마트폰 바탕화면 뒤에 있는 어플 모아보는 화면과 같아요.
- App Store ; 맥북은 프로그램을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카톡을 사용하려면 앱스토어를 통해 다운, 설치해야 합니다. 웹페이지에서도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긴 한데, 꼭 Mac용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야 합니다. 앱 스토어에는 유료 앱도 많아서, 사용전에 결제 정보를 연결해 둬야 합니다.
여기까지가 맥북 1시간 사용 후기였습니다. 아직도 미지의 숲을 헤매는 기분이지만 조금씩 익숙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어색하고 불편한 점도 조금씩 있지만 어디선가 본 ‘글 쓰는 재미가 있다’는 말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또한 돈 값하는 맥북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