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드웨어 정체기 맞은 삼성 스마트폰, AI로 돌파구 찾을까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시리즈가 하드웨어 성능 개선 없이 출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IT 팁스터들의 일관된 예측에 따르면, 배터리 용량은 전작 수준을 유지하고, 카메라 센서 역시 향후 두 세대에 걸쳐 동일한 구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는 사용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삼성전자의 전략적 전환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드웨어 대신 AI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험을 강화해, 새로운 스마트폰 경쟁의 국면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하드웨어 정체… 배터리와 카메라 ‘현상 유지’
먼저 배터리다.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지난 6월, 삼성전자의 갤럭시 S26 울트라가 전작과 거의 같은 수준의 배터리 용량(5000mAh)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5400mAh 이상으로의 증가는 실현 가능성이 낮으며, 충전 속도 역시 기존 45W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제조사들이 7000mAh 이상의 대용량 배터리와 100W를 넘는 초고속 유선 충전을 탑재한 제품을 줄줄이 내놓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소극적인 대응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선택처럼 보인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샘모바일은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S28 시리즈까지 현재와 동일한 카메라 하드웨어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향후 2~3세대에 걸쳐 카메라 센서 크기나 구성에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얇고 가벼운 스마트폰 디자인을 고수하면서 카메라 업그레이드에 물리적 제약이 생겼고, 여기에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 전략이 더해져 하드웨어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왜 하드웨어가 멈췄는가?
삼성 스마트폰의 하드웨어가 ‘멈췄다’는 인상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의 체감 성능과 기대치의 간극 축소다.
이미 5000mAh 배터리는 하루 종일 사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카메라도 2억 화소, 100배 줌, AI 리터칭이 기본이 된 시대다. 더 얇은 스마트폰, 더 가벼운 무게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하드웨어 고도화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여기에 삼성 반도체 부문의 실적 부진도 무시할 수 없다. 수조 원의 투자가 들어간 파운드리 사업의 고전 속에서, IM(스마트폰) 부문은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책임이 커졌다.
자연스럽게 원가 절감을 위한 전략이 요구됐고, 이는 카메라·배터리 등 부품단 업그레이드 지연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AI – 스마트폰의 새로운 무기
하드웨어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면, 갤럭시 S26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답은 AI 기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다.
삼성은 이미 ‘갤럭시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도입된 실시간 통역, 음성 요약, 생성형 텍스트 자동완성, 인공지능 기반 사진 편집 등은 하드웨어 스펙 이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업을 통해 안드로이드 기반 AI 기능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AI 프로세서 탑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스마트폰 이상의 AI 비서, AI 촬영 디렉터, AI 일정 관리 도우미로서의 전환 가능성을 열어둔 대목이다.
문제는 소비자 기대치… 소프트웨어만으로 충분할까?
그렇다면 AI 강화 전략이 실제로 갤럭시 S 시리즈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업계 전문가들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중국 제조사들이 고속충전, 카메라 줌 기능, 배터리 지속시간 등 수치화 가능한 스펙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만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하드웨어적 ‘눈에 보이는 변화’를 기대하고 있고, 애플조차 카메라 하드웨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도 AI 강화와 동시에, 최소한의 하드웨어 진보는 병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망: 갤럭시의 진짜 경쟁력은 ‘균형감’
갤럭시 S26의 업그레이드 전략은 한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바로 ‘균형’이다.
삼성은 급진적인 변화 대신, 검증된 하드웨어와 일상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소프트웨어 경험을 정교하게 결합하려 한다.
이는 무리한 혁신보다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전략이며, 장기적으로는 삼성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식일 수 있다.
단, 이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AI 기능 탑재’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효율을 실감나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 없는 스마트폰’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글을 마치며
갤럭시 S26은 겉보기에 ‘업그레이드 없는 스마트폰’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하드웨어 혁신의 정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혁신의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기일 수 있다.
삼성이 AI 시대의 스마트폰 기준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