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거 그냥 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더라고요. 요즘 카드 긁을 때마다 무심코 한 번씩 생각하게 된다. “이거 민생회복 소비쿠폰에서 빠지는 거 맞나?”
왜냐고? 처음엔 그냥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거니까 아무 데서나 쓰면 되겠지 싶었다. 근데 실제로 써보니까, 생각보다 까다롭고 조건이 많았다.
쿠폰은 돈이지만, ‘어디서나 쓸 수 있는 돈’은 아니었다.
신용카드로 받으면 좋은 점부터 말해보자
일단 나는 신용카드사 앱을 통해 소비쿠폰을 신청했다. 요즘 문자로도 오고,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도 알림이 오긴 하지만, 이미 쓰고 있던 카드사에 등록된 정보로 받는 게 제일 편할 것 같아서였다.
신청은 금방 끝났고, 며칠 뒤 바로 카드에 ‘민생회복지원금’이 포인트처럼 들어왔다. 따로 카드를 받는 것도 아니고, 기존 카드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게 제일 편했다.
그리고 좋은 점 하나 더.
이 쿠폰으로 결제한 금액도 카드 실적에 포함된다. 연회비 감면이든, 카드 혜택이든 실적 기준이 되는 소비에 포함되니까 일석이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 얼마나 썼는지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카드사 앱에 들어가면 남은 금액도 바로 볼 수 있어서, 지갑 속 상품권처럼 까먹고 안 쓰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근데 어디서든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동네 하나로마트에서 결제가 안된다는 걸 접한 뒤, 사용처를 검색하게 됐다.
하나로마트에서 카드를 냈는데, “이 매장에선 지원금으로 결제 안 돼요”라는 말을 들은 거다.
알고 보니 소비쿠폰은 연 매출 30억 원 이하의 소상공인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스타벅스, 이마트, 백화점, 대형마트 전부 안 된다. 하나로마트도 되는 곳이 있고 안되는 곳이 있다고 하더라. 또, 아무리 작은 매장이어도, 브랜드 직영점이면 무조건 제외다.
대신 아래 같은 곳은 대부분 가능하다.
- 동네 미용실, 약국, 학원, 병원
- 프랜차이즈라도 개인 가맹점 형태의 편의점, 치킨집
- 전통시장, 동네 마트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마트 안에 있는 임대 약국이나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 안의 개별 입점 가게는 사용 가능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가맹점 등록 여부다.
문 앞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스티커가 붙어 있는지 꼭 확인하자. 앱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스티커가 제일 빠르다.
요즘은 가게 입구에 ‘소비쿠폰’이나 ‘민생회복지원금’ 안내가 거의 붙어있더라. 이걸 보고 사용하면 되겠다.
지역 제한도 있다
또 하나 헷갈리는 부분이 지역이다.
이 쿠폰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든 거라서, 서울에서 받은 소비쿠폰은 서울 안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이사했을 경우? 다행히 신용카드로 받은 사람은 사용 지역 변경 신청이 가능하다. 단, 전입신고가 되어 있어야 하고, 앱이나 콜센터를 통해 따로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선불카드나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은 경우는 지역 변경이 안 된다.
받은 지역에서만 써야 하는, 아주 좁은 범위의 돈이 되어버린다.
사용 기한은 반드시 기억하자
이건 진짜 중요하다.
신용카드 방식이든, 모바일 상품권이든, 대부분의 소비쿠폰은 11월 30일까지다. 그 날짜 지나면 남은 돈은 증발이다. 환불? 없다.
지류형 지역사랑상품권만 예외인데, 그건 최대 5년까지 쓸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그마저도 올해 11월 30일까지 사용하길 권장하고 있다.
쿠폰 받았으면 바로 쓸 곳부터 생각해두자.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간다.
배달앱은 되는 거야?! 안되는거야?!
기본적으로는 배달앱에서는 지원금 사용이 불가능하다. 왜냐면 대부분 프랜차이즈 직영이거나, 중개 수수료가 있어서 정책 취지와 안 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배달앱은 예외다. 서울 같은 경우는 ‘땡겨요’라는 공공배달앱이 있고, 서울페이(서울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하면 프로모션 혜택도 있다.
예를 들어 서울페이로 땡겨요에서 2만 원 이상 결제를 3회 하면 1만 원을 다시 환급해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이건 거의 치킨 한 마리를 공짜로 더 먹는 셈이다.
그런데, 신용카드로 소비쿠폰을 받았다면 배달앱 사용은 땡겨요에서만 되는 듯하다. 서울페이 프로모션에는 적용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배달 음식이 땡길 땐 소비쿠폰으로 땡겨요를 이용해보자!
숨은 혜택: 소득공제
많이 알려지지 않은 혜택이 하나 더 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액은 소득공제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냥 돈 쓰는 거랑 똑같지만, 연말정산에서 실제로 공제 항목에 잡힌다. 이왕 쓸 거라면, 혜택 하나라도 더 챙기는 게 좋지 않을까?
정리하면
- 신용카드로 받으면 실적도 쌓이고 사용 내역도 쉽게 확인 가능
- 하지만 사용 가능한 매장은 제한적 (소상공인 가맹점 위주)
- 지역 제한 있으니 이사했다면 꼭 변경 신청 필요
- 사용 기한은 11월 30일까지, 이후 소멸
- 배달앱은 공공배달앱만 가능, 일부 이벤트 혜택도 있음
- 사용액은 소득공제 혜택 가능
결론? 이건 그냥 돈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쓰면 손해 보는 돈이다. 쿠폰 받았다고 막 긁지 말고, “어디서,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를 미리 한번 확인해보자.
쓰는 것도 전략이다. 이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요즘 같은 시기엔 생존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