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조 원이 넘는 규모인 커피 시장에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카페 사업은 공간 대여업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이젠 과거의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커피라는 음료 그 자체보다 카페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소비 패턴과 카페 창업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기호에 맞춘 맛 중심의 커피 판매, 고가의 고급 커피 소비를 타겟으로 하는 카페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커피 시장의 변화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 커피 시장, 카페 트렌드는 크게 3개 세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현재의 커피, 카페 문화가 들어서기 시작한 1990년대 이전과 이후, 그리고 본격적으로 카페가 확산된 2010년 이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1세대 (1970년대 ~ 1990년대 초반):
과거에는 커피는 부와 명예를 나타내는 일종의 상징이었습니다. ‘나 커피 좀 마시는 사람이야’라고 뽑내기 위한 행위 중심의 문화였습니다. 커피에 대한 맛이나 카페 시설에 대한 관심을 크게 높지 않았습니다. 1세대에서는 커피는 단지 지위를 나타내는 상품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이 당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부유한 계층에 속했으며, 고급 상업 시설에서 커피를 즐겼습니다. 지위를 과시하는 수단이었으니 백화점이나 호텔에서 마시는 고급 음료였습니다.
정리하면 1세대 커피 문화는 커피의 맛보다는 어디서 마시느냐가 중요한 시대로, 커피는 쓴 맛이 강했고 지위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2) 2세대 (1990년대 중반 ~ 2010년대):
1990년대가 들어서면서 커피 문화는 공간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카페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2000년대가 들어서서 별다방, 콩다방과 같은 유행어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에도 커피 소비는 카페라는 공간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1세대의 카페와는 조금 다르게 고급화나 계급화의 색깔을 흐려졌고, 넓고 편안한 공간에서 푹신한 의자가 있는 대중적이고 광장과도 비슷한 장소였습니다. 카페는 옛날의 마을회관, 사랑방과 비교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탈바꿈했습니다.
커피는 아메리카노라는 인식이 생길 정도로 아메리카노가 주류 커피로 올라섭니다. 커피는 탄맛, 쓴맛이라는 인식이 강해집니다. 이 맛은 프랜차이즈 카페의 등장으로 원두를 대량으로 볶으면서 만들어진 맛입니다.
3세대 (2010년대 후반 ~ 현재):
카페 공화국이 되었습니다. 많은 수의 프랜차이즈 카페와 지역상권을 노리는 개인 카페가 많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의 원두 수입량은 많지 않지만, 카페 수는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최근 커피 문화는 개인의 경험과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까운 카페로 발길이 향했다면, 시대가 흐를 수록 개인 기호에 맞는 카페를 찾아가는 소비 패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카페별로 주력 음료가 다르고, 그 음료를 마시기 위해 애써 찾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맛집을 찾듯이 좋아하는 카페를 찾아갑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카페 시장은 프리미엄화 전략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들이 우리나라의 커피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카페별로 원두의 다양성과 추출법에 대한 관심과 기술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3세대 커피 시장과 해외 브랜드의 한국 진출
3세대 커피 시장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3세대 커피 문화는 ‘프리미엄’, ‘개인’을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최근 프리미엄 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다양한 개인들의 기호에 맞춰 원두를 볶고 추출하는 방식이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맛을 알게된 소비자들은 음료를 맛보고 원두의 신선함이나 원산지를 추측하곤 합니다. 아무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는 동네 가게에 머물고 있지만, 원두와 추출법에 관심을 기울인 카페는 커피의 성지가 되기도 합니다.
과거처럼 브랜드와 공간의 힘이 여전하지만 커피 본연의 힘이 커지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우리나라의 커피 시장 변화에 맞춰 해외 커피 브랜드들이 한국 진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직접 진출하기도 하고, 해외에선 보통의 수준이더라도 국내에 들어오면서는 프리미엄 마케팅에 나서는 곳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팀홀튼은 현지에선 국민 카페로 불리지만 국내에서는 고급화 전략을 사용하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