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영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아이 영유아 시기, 이 질문은 제게도 깊은 고민이었습니다. 말문이 트이기 시작할 무렵부터 아이에게 영어를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싶었고, 영어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영알못 부모가 영잘알 아이를 만드는 방법을 많이 찾아봤어요. 그러다 찾게 된 방법이 바로 잠수네 영어 3종이엇고, ‘집중듣기’를 통해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집중듣기란? 우리집 실천 방법은?
집중듣기는 아주 단순한 방식이에요. 영어 그림책의 오디오북이나 음원을 재생해 놓고, 아이가 손가락으로 책의 글자를 짚어가며 눈으로 따라 읽는 겁니다. 처음엔 제가 손을 잡고 하나하나 짚어주며 함께 읽었고, 조금 익숙해진 뒤부터는 아이가 혼자서도 자연스럽게 책과 음원을 함께 따라가기 시작했어요. 중요한 건 ‘소리와 글자’를 일치시키는 거예요. 소리로 들은 것을 눈으로도 인식하게 되면, 아이의 뇌는 그 언어를 하나의 리듬과 덩어리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이가 글자를 전혀 모를 땐 아이를 옆에 끼고 책을 한글책, 영어책 가리지 않고 읽어줬어요. 영어를 잘 못읽지만 그 시절 영어책엔 한 페이지에 한 단어 정도만 나왔어서 가능했죠. 그러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본격적인 집중듣기를 ORT 2단계 1권부터 시작했어요. 지금은 여러가지 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하루 최대 30분 정도 하고 있고, ORT로는 8~9단계 책 수준까지 하고 있습니다. 보통은 더 쉬운 책으로 하고 있어요.
이렇게 2년 가까이 꾸준히 집중듣기를 해보니,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영어 책을 제법 술술 읽을 수 있게 되었고, 발음도 원어민에 가까울 정도로 자연스러워졌어요. 처음엔 무작정 듣고 따라 읽기만 했는데, 어느새 스스로 문장을 읽고 뜻을 유추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영어를 ‘공부’한 게 아니라 ‘경험’한 결과였던 거죠.
집중듣기의 효과 4가지
꾸준히 집중듣기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건, 예전에 제가 배운 방식처럼 영어를 한글로 해석하려 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우리는 흔히 영어 문장을 보고 해석부터 하려고 하죠.
하지만 집중듣기를 할 땐 그런 방식은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어요. 마치 우리가 한글 동화책을 읽을 때, 이해가 안 가는 문장이 있어도 그냥 문맥 속에서 넘기듯이, 영어책도 모르는 부분은 그냥 넘어가게 했어요. ‘해석해 봐’라는 요구는 절대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아이는 어느 순간 한글 번역 없이도 영어를 바로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게 집중듣기의 진짜 힘이에요.
또 하나 놀라웠던 건, 책 읽는 속도가 한글책을 읽는 수준만큼 빨라졌다는 것이에요. 원래 영어책은 단어를 더듬더듬 읽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집중듣기를 통해 오디오북의 속도에 익숙해지고 나니, 아이가 책을 읽는 속도도 점점 빨라졌어요. 이건 단순히 영어 실력의 향상 그 이상이었어요. 자신감이 생기고, 영어책 읽기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전환점이 되었죠.
무엇보다 감사했던 건, 집중듣기를 통해 아이 수준보다 높은 책도 거부감 없이 접근한다는 것이에요. 영어 실력이 일정 수준에서 정체되어 고민일 때, 이 방법은 정말 좋은 돌파구가 되어줬어요. 어려운 문장을 혼자 읽는 건 아이에게 큰 부담이지만, 원어민이 읽어주는 소리를 따라가며 책을 읽다 보면, 책의 난이도가 높아도 훨씬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집중듣기는 그야말로 레벨업을 위한 징검다리예요.
그리고 또 하나 뜻밖의 효과도 있었어요. 아이가 집중듣기를 통해 자기 취향이 아닌 분야의 책도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아이들은 보통 자기 관심사에만 몰입해서, 좋아하는 주제의 책만 반복해서 읽잖아요.
그런데 집중듣기를 활용하면 관심 없는 주제로 유도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OTR만 읽는 아이에게 에릭칼 그림책과 같은 것으로 넘어갈 수도 있어요. 공룡책만 보려는 아이에게 학교생활을 주제로 한 이야기로 관심을 옮기려고 시도해볼수도 있고요. 새로운 분야의 책을 접하면 새로운 단어와 소리를 알게되고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흥미가 생기는 거 같아요.
그렇게 독서의 폭이 넓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조금씩 커지는 것 같아요.
사실 이 모든 과정에서 저희 아이는 파닉스를 가르치는 학원에 다니긴 했어요. 그런데, 파닉스를 배우면서 집중듣기를 하니까 영어 실력이 폭발적으로 올라가더라고요. 영어를 엄청 잘하게 됏다는 건 아니고, 파닉스를 쉽게 여기고 영어학원에 잘 적응하게 됐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영어 단어를 보고 자연스럽게 발음을 해내려고 하더라고요. 아마 파닉스를 굳이 학습하지 않아도 집중듣기만으로도 영어 읽기를 시작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직은 과정이지만…
저는 지금도 아이와 함께 집중듣기를 계속하고 있어요. 하루에 몇 권씩 들으며 책을 넘기고, 때로는 똑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하기도 해요. 중요한 건 꾸준함이에요. 짧게는 하루 10분이지만, 그 시간이 쌓이면 영어는 어느 순간 아이의 언어가 될 거라 믿습니다.
영어는 외우는 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거예요. 집중듣기, 이 단순하고 따뜻한 방법이 아이의 영어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줬어요. 그리고 지금도 그 여정은 계속되고 있답니다. 물론 흘려듣기와 책읽기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런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포스팅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