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부모님 댁에 가서 밥을 먹고 있는데 베란다에서 쿵쿵 소리가 납니다. 부모님이 먼저 말을 꺼내시더라고요. 세탁기에서 소리가 나는데 왜 그런 거냐고 물으셨어요. 얄팍한 상식으로, 세탁물이 쏠려 있거나 세탁기 수평 문제일 수 있다고 대답했죠. 그런데 잠시 후 소리가 더 커집니다. 쿵쿵이 쾅쾅으로. 부모님이 한마디 덧붙였어요. 요즘은 해지면 세탁기 못돌린다고.
집에 돌아와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대부분의 경우는 제가 알고 있는 수준의 문제인 거 같더라고요. 쏠림과 수평.
더 찾아보니 좀 더 전문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결론은, 교체하는 게 나을 수도 있고 최소한 A/S는 받야하겠다는 거였어요. 새로 알게된 내용을 하나씩 이야기해 볼게요.
세탁기 굉음, 맷돌 소리, 쇠 갈리는 소리 ; 베어링 손상
드럼 세탁기가 정지된 상태에서 손으로 드럼통을 돌리면 부드럽게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 동작이 뻑뻑하다면 베어링 손상일 가능성이 커요.
또 전원 끈 세탁기의 드럼통을 돌릴 때 쇠 갈리는 소리가 나도 베어링 손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세탁기 동작 중에 쇠 갈리는 소리는 물론이고 굉음이 클 때도 베어링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이런 소리와 함께 세탁기 본체가 동작 중에 걸어 다니거나 빙글 돌아가는 증상이 있어도 베어링 손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증상이 있는 베어링 문제는 왜 생길까요?
몇 가지 원인이 지적되는 데요. 오랜 기간 사용해 내구성이 마모됐을 수 있어요. 또 물에 닿으면 안되는데, 세탁조 청소 등으로 베어링이 물이 들어가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불 빨래 처럼 무거운 빨랫감을 자주 세탁하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어요.
참고로, 베어링 문제가 의심되면 일찌감치 A/S를 받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모른 척 계속 사용하면 수리비용이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해요.
(저희 부모님 댁 세탁기의 소음은 쇠 갈리는 소리는 아니었고, 본체가 움직이는 증상도 없어서 베어링 손상은 아닌 거 같아요. 패쓰~)

탈수 중 쿵쿵 거림 ; 댐퍼 손상
댐퍼는 충격 완화 장치입니다. 탈수할 때 통이 빨리 회전하는 데 이때 안정감 있게 해주는 거죠. 자동차로 치면 쇼바?
드럼 세탁기의 세탁통이 움직이지 않게 지지해주는 역학을 해요. 세탁통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면 세탁통이 빨리 움직이는 탈수 시 소음이 발생하는 겁니다.
댐퍼 손상은 주로 세탁기를 오래 사용한 경우에 노후화로 고장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제조사 A/S를 받기도 하는데 많게는 댐퍼만 수리해도 10만원대의 수리비가 나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30만원대 수리비가 청구됐다는 이야기도 봤어요.
수리비를 아끼기 위해 자가 수리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인터넷에서 여러 세탁기에 호환되는 댐퍼를 팔고 있고, 이걸 구입해 셀프로 교체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러면 3~4만원 정도의 비용만 들어갑니다.
대신, 세탁기를 분해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을 직접해야 하는데….저 같은 기계치들은 좀 어려워 보였어요.
그래서 부모님댁 세탁기는…
새로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무려 15년 넘게 사용한 거 같더라고요. 에이에스 받으면 분명히 다른 부품도 교체해야 할 거 같은데, 우습게 몇 십만원이 수리비로 나갈 거 같아요.
쿠팡에서 슥 훑어보니 LG 세탁기로 24kg 모델 최저가가 80만원대네요. 요걸 추천해 보려고요. 어른들은 워낙 가전제품을 오래 사용하셔서 바꾸려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일단 이야기는 해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