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랫동안 등 통증에 시달렸고 심한 때에는 어깨와 목까지 통증이 심했다. 두통와 눈 통증, 구토까지 생긴 날도 있다. 막연하게 목 디스크가 원인일 거라 생각하며 스스로 마사지 등을 했었다. 그런데 원인 모를 통증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통증의 정도도 약했다 심했다 하더니 나중에는 계속 심한 상태로 만성이 되어 갔다.
만성 근막통증증후군, 약침을 시작하다
그러다 어느 날 ‘근막통증증후군’이란 병명을 알게 됐다. 관련된 내용을 인터넷으로 찾아 천천히 읽어보니 내가 겪고 있는 통증이었다. 그리고 근막통증증후군이 있으면 정형외과와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는 걸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 정형외과보다는 한의원을 선호한다. 정형외과는 의사가 직접 환자를 돌보지 않고 물리치료사 등이 환자와 더 많이 만나는 거 같아서 한의원이 좀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근막통증증후군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과 유튜브 영상을 올린 한의원을 찾아갔다.
한의사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증상이 너무 오래됐기 때문에 치료에도 오래 걸릴 거라고 했다. 두 달 이상 매일 약침을 맞는 걸 추천했다. 처음에 통증만 없앨 수 있으면 두 달 정도는 해보고 싶었다. 정확한 비용도 모르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아뿔싸. 약침 값이 장난이 아니었다. 내가 맞는 약침은 의료보험이 안되는지 매번 2만원 정도 내야 했다. 여기에 진료비는 별도로 몇 천원 정도를 더 내야 했다. 이걸 두 달 내내 맞으면….. 기본 1백만원은 깨졌다.
근막통증증후군에 약침 효과와 의구심
근막통증증후군에 약침 효과는 있다. 한의사가 치료기간으로 2개월을 이야기했는데, 난 이제 한 달 정도가 되어 간다. 그래도 약침을 맞고 한의사가 설명하는 대로 생활하니 효과는 있다.
하지만 완벽하고 깨끗하게 통증이 없는 건 아니다. 여전히 목, 어깨, 등이 어딘가엔 통증이 있다. 통증의 정도는 많이 줄었다. 절반 이하로 줄었고, 원래 가장 통증이 강했던 곳이 나아지면서 다른 부위의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목의 움직임이 많이 뻣뻣해진 느낌이다. 약침 치료 전에는 목으로 좀비처럼 두드득 소리도 잘 내곤 했는데, 한의사가 목 돌리기를 하지 말라고 했었다. 목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만 자주하라는 지시를 들었다. 목 돌리기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동작이 아니라서 생활에 불편함은 없지만, 목이 좀 뻣뻣한 느낌은 있다.
등 통증은 많이 줄었는데 목과 어깨가 조금 뻣뻣해진 느낌이다.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은 기분이랄까. 이 점까지 나아지면 좋겠다.
한의원에서는 약침 치료를 꾸준히 하면 분명히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통증 없는 생활이 가능하다는 말인데, 난 그런 일상생활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만약 통증이 깔끔하게 없어진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
약침 효과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의구심은 있다. 과연 약침으로 통증이 말끔히 없어질까? 통증이 줄어든 건 느껴지지만, 진짜 깨끗하게 나을 수 있다고? 이런 의구심이 많이 들지만 일단 한의사 말을 믿고 치료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근막통증증후군 약침 치료 시 주의사항
한의원에서는 약침을 맞는 동안 지켜야 할 몇 가지 주의사항을 일러줬다. 일단 생각나는 건 다음과 같다.
- 통증이 있으면 해당 부위에 10분 내외의 냉찜질을 하라
- 고개를 숙이는 모든 행동을 자제하라.
- 빠른 속도의 산책 위주로 운동하라.
- 안마의자나 폼롤러로 등 마사지 하지 마라.
- 통증 부위를 누르거나 두드리지 마라.
- 목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은 자주하라. (앉아서도 하고 서서도 하라)
- 등 근육이 접히는 동작을 하지 마라.
- 테니스, 골프 등 한 쪽으로 돌리는 운동은 금물.
- 술과 커피는 자제하라. 특히 저녁 취침에 방해된다면 커피는 아침에만 마셔라.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생각보다 내용이 많다. 이런 주의사항에 납득이 안가는 부분도 있다.
만성통증에는 온찜질을 해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약침 부위에는 냉찜질을 하라는 게 처음엔 이상했다. 그런데 냉찜질이 염증을 줄이고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 아이스팩을 수건으로 감싸서 통증 부위에 대면 통증이 줄어드는 게 느껴지기도 한다. (차가운 촉감이 통증을 잊게 만드는 거 같기도 하고…)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과 폼롤러로 등 마사지를 하지 말라는 것도 이해는 잘 안간다. 통증 부위를 누르거나 두드리지 말라고 했다. 통증을 더 활성화 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들은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아무튼 시키는 대로 일단 안마의자와 폼롤러, 등 두드리는 막대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폼롤러로 등 펴주는 스트레칭을 못해서 아쉬운데 아이스팩으로 아쉬운 대로 대체하고 있다. 그런데 아쉬운 건 헬스장에서 상체 운동 강도를 높이지 못한다는 거다. 등을 되도록 접지 말라고 하니 상체 운동에 많이 제한된다.
마무리
약침 치료가 끝나면 한 번 더 포스팅을 남길 생각이다.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약침을 맞으러 다니고 있는데, 이번에는 꼭 등 통증이 깔끔하게 치료되길 바란다.
혹시 근막통증증후군이 없지만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거북목을 조심하라고 권하고 싶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바깥과 하늘을 많이 보며 살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