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엄벌탄원서를 제출했던 후기를 올립니다. 예전에 임금체불 사건 관련해서 몇 번 포스팅을 했었고, 탄원서 작성 방법도 정리해서 올렸었죠.
이번엔 법원에 직접 방문해 탄원서를 제출하는 방법을 설명해 볼게요.
살면서 법원에 가본 적이 없는지라, 하나부터 열까지 어렵게 느껴집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판사한테 편지 한 통 보내는 일인데, ‘탄원서’라는 이름부터 제출하는 방법까지 낯설더라고요.
아래 내용 읽어보시고 마음 편하게 준비하세요!

탄원서는 미리 작성하는 걸 추천합니다.
법원 민원실에 가서 탄원서를 작성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탄원서 뿐만 아니라 법원에 제출하는 모든 서류는 미리 작성해서 법원에 가서는 제출만 하는 게 보통이에요. 복작복작한 민원실에 앉아서 탄원서를 작성하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니, 꼭 미리 작성해 두시길 추천합니다.
법원 민원실에 가면 탄원서 양식이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을 잘 찾아보면 그 양식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하고요.
하지만 탄원서는 꼭 지켜야 할 양식이 있는 건 아니에요. 사건명, 피고인 이름을 본론 앞에 기재하는 것만 지키면 됩니다.
저는 법원의 탄원서 양식을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미리 문방구에서 구입한 편선지에 탄원서를 작성했습니다.
문방구에서 파는 편지지는 알록달록한 게 대부분이라, 주인 아저씨한테 ‘편선지’ 없냐고 물어서 겨우 찾을 수 있었어요.
아무튼 편선지에 탄원서를 작성을 끝내고 다음 날 아침 법원으로 향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탄원서 제출 방법
1. 법원 건물 들어가기 ;
건물 출입문을 딱 한 곳만 개방을 했더라고요. 출입자 통제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요. 공항에서 몸 검사, 짐 검사 하듯이 출입 검사를 합니다.
주머니에 있던 차키, 라이타, 핸드폰 등을 모두 빼서 확인해야 합니다. 몸 검색은 사회복무요원이 하는거 같은데, 영혼 없는 그들의 표정과 말투는 가볍게 넘어갑니다.
2. 종합민원실 찾아가기 ;
법원에 은행도 있고, 법률상담실도 있더라고요. 재판정만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부서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인천지방법원 종합민원실은 중앙 출입문으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돌아서 복도를 지나 오른편에 있습니다.
3. 번호표 뽑기 ;
종합민원실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번호표 뽑는 기계입니다. 버튼이 3개 있었는데 하나는 민사, 하나는 형사, 다른 하나는 기억이 안나네요.
임금체불 건은 형사사건이라 ‘형사’ 글자가 씌여진 것을 눌렀습니다. 오전 시간에 가서 그런지 대기자는 거의 없었어요.
4. 탄원서 제출 1차 실패 ;
내 번호표 순서가 되어 창구로 갔습니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공무원에게 탄원서 제출하러 왔다고 하니, 그 양반은 탄원서 써온 걸 보여달라고 합니다.
그리곤 맞은 편 서류 책장에서 81번을 찾아 작성해 오라고 알려줍니다. 빠꾸 맞은 거죠.
5. 참고서류제출 양식 기재 ;
81번은 ‘참고서류제출’이라는 양식입니다.
해당 사건에 관한 어떤 서류를 낼 것인지, 제출하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기재토록 되어 있습니다. 사건번호, 피고인 이름, 제출 서류 종류(탄원서), 제출인, 관계, 생년월일, 연락처를 기재토록 되어 있습니다.
6. 탄원서 제출 ;
다시 번호표를 뽑고 순번을 기다린 후 서류를 제출합니다. 작성해 온 탄원서와 참고서류제출 양식을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신분증도 보여줘야 해요. 접수 공무원은 신분증을 확인한 후 제출 서류를 클립으로 묶은 후 접수 도장을 찍더라고요. 신분증 돌려받으면 모든 게 끝입니다.
임금체불 엄벌탄원서 제출 후기
제가 제출한 탄원서는 ‘엄벌탄원서’입니다.
임금체불한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죠.
그동안 어떻게 임금을 떼먹었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정리해서 글을 썼어요.
글 재주고 나발이고 생각하지 않고 주절주절 썼습니다.
이놈은 월급을 떼먹고도 잘 살더라, 맨날 주겠다고 말만하더라, 자기 필요할 때만 연락하고 내가 필요할 땐 연락도 피하더라…등등…
판사가 피고에게 엄한 벌을 내려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죠.
어디서 봤는데, 엄벌탄원서는 재발 가능성이나 여러번 잘못을 저질렀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가면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걸 조금 글에 써 넣었죠.
임금체불 사건으로 재판까지 가는 사장놈들이 진짜 몇명이나 될까요.
전 진짜 재수없나봐요.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도 아직도 못받고 있네요.ㅠㅠ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법원에서 마주쳤던 사람들의 표정은 대부분 저랑 비슷했어요. 사회복무요원, 민원실 공무원, 민원인들 모두 영혼이 반쯤 빠져있는 표정이었어요.
여긴 웃는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법원은 그런 곳인가보다…
법원은 제정신으로 있을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하며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