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2학년을 앞두고 에이프릴 어학원이란 곳에서 레벨테스트를 받았어요. 결과는 스프라웃 1레벨이었습니다. 영어를 곧잘 한다고 생각은 했는데, 테스트 결과로 확인하니 잘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어유치원은 커녕 7살까지 어린이집을 다니다 초등학생이 된 아이가 2학년을 앞두고 스프라웃1 레벨을 받기까지의 이야기를 해볼게요.

에이프릴 레벨테스트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2월, 새 학년 직전이다 보니 레테를 받으러 온 아이들이 많았어요. 토요일에 갔었는데 아이들과 부모들로 학원이 복작복작했어요.
테스트 시간이 되자 아이는 부모와 떨어져 시험장으로 갑니다. 시험 보는 모습을 볼 순 없었지만 선생님 얘기로는 이렇게 진행된다고 합니다.
아이는 선생님과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고요, 그에 맞춰 테스트 시험지를 받습니다.
에이프릴의 레테 시험지는 3단계로 나눠진다고 해요. 상중하 난이도로 나뉘어져 있는 거 같더라고요. 중, 상 난이도 시험은 OMR 카드를 이용합니다. (시험 자체가 낯설 텐데, OMR이라니..)
시험지 풀이는 40~50분 내외로 시간이 주어집니다.
아이가 시험을 보는 동안 학원 원장은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들에게 간단한 OT를 진행했어요. 원장 선생님이 레벨테스트 과정과 상담, 가입절차를 알려주시고 에이프릴의 레벨 단계와 커리큘럼 등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학원 운영 방향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OT였어요.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을 보니, 생각보다 의젓해 보였어요. 울거나 칭얼대는 아이는 없었고 낯선 공간과 처음 보는 선생님들이 있어서인지 여전히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시험 어땠어?라고 물어보니, 어려웠다고 합니다. 시험지에 그림이 거의 없었다는 걸 보니 중간 난이도 시험지를 받은 거 같았어요. 어려웠다는 반응에 괜찮다고 토닥여줬죠.
시험 종료 후 한 30분이나 지났을까? 학원 앱으로 시험결과가 나오더라고요. 스프라웃1.
참고로 에이프릴 학원의 반 배정은 씨드(1,2) – 스프라웃(1,2,3) – 새플링(1,2) – 주니어마스터(1,2) 레벨로 있다고 해요.
에이프릴 학원 어플에서 시험을 본 같은 나이대 아이들의 결과를 대략 알 수 있는데, 스프라웃1이면 나름 준수한 수준이더라고요.
우리 아이 영어 실력 키워온 방법
저는 아이들의 영어를 위해 사교육이 꼭 필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 글을 작성해고 있어요. 에이프릴 학원을 홍보할 생각도 없고, 학원을 보내려는 학부모들에게 전할 충분한 학원 정보를 갖고 있지도 않아요.
다만, 우리 아이의 영어 능력 키워온 방법을 이야기할 건데요. 영유와 대형학원에 의존하지 않고 영어실력을 나름대로 키워가고 있어요. 그 소소한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 책읽어주기, 책읽어주기, 책읽기..
- 좋아하는 주제로, 아이 수준에 맞게 영어 영상 시청
- 집중듣기
- 책읽기…
아이는 영어 사교육을 전혀 안받은 건 아니지만, 의존하지 않았어요. 미취학 때는 토요일에 2시간씩 영어학원 다녔고요, 초1부터는 학교에서 가까운 동네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어요.
이렇게만 해도 레테를 잘 볼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오’라고 말할 거 같아요. 모든 것은 책읽기, 독서로 통한다고 봅니다. 학원이나 영어 ‘학습’과 아이의 영어 실력은 큰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했던 방법은 이렇습니다. 미취학 시절에는 부모가 꼭 1시간은 책을 읽어줬어요. 저는 지인들한테 이렇게 말해요.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책을 읽어주라고.
책을 읽어주다 보면 언젠가는 스스로 읽는 날이 옵니다. 책 읽어주는 부모는 읽기독립의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너무 서두르지마세요. 아이가 스스로 책의 재미를 느끼면 그림읽기를 시작해서 글 읽기로 넘어갑니다.
꼭 영어책을 읽어줘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가 집어오는 무슨 책이든 읽어주면 됩니다. 이해 못할 거 같은 백과사전을 들고 오면 그것도 읽어주세요. 1페이지부터 끝페이지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도 버리고, 옆집 엄마가 추천하는 전집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글자 없는 책, 한 페이지에 한 단어만 나오는 책, 영어그림책, 한글그림책, 청소년 소설, 백과사전 등등 무엇이든 아이가 원하는 책을 읽어주세요. 영어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면, 아이가 어릴 수록 ‘영어’에 집중하지 말고 ‘책’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영어 노출도 중요합니다. 음원, 영상 모두 좋아요. 다만 아이 수준에 맞아야 하고, 너무 어린 아이에겐 자극이 덜 한 걸 추천합니다. 노출 시간도 미취학 시기에는 영상은 최대 1시간 정도가 적당하고, 음원은 BGM 정도로 잔잔하게 틀어주는 걸 추천합니다. 이런 기준은 일률적일 순 없고, 부모의 교육관과 아이의 정서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한글 영상, 만화는 원천 차단하길 추천합니다.
저희 집에서는 집중듣기를 조금 일찍 시작했어요. 초등 입학을 서너달 앞두고 시작한 거 같아요. ORT를 중심으로 그림책을 추가하면서 진행하고 있고요, 처음엔 하루 1권 2~3분을 시작으로 지금은 20분 이상을 하고 있어요. 집중듣기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분들은 시중에 나오는 영어 교육서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제가 위 목록에 책읽기와 책읽어주기를 여러번 썼는데요. 그만큼 강조하는 거예요. 책읽기는 무조건 어릴 때부터 습관으로 만들어줘야 해요. 읽기 독립이 된 후에는 아이가 책읽는 시간에 부모도 함께 읽어주는 게 좋습니다. 넌 읽어라 난 핸폰 좀 볼게~라는 식이면 아이의 독서 습관을 만들기가 참 어려워져요.
영어학원 레벨테스트 이야기하다가 독서라니…
꼰대 같은 소리로 들리시나요? 맞벌이라, 체력이 안되서, 아이가 싫어해서 안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제 방법이 절대 맞다고 생각하고, 초등 저학년까지는 어떻게든 독서 습관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수년 동안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어봤는데, 모든 작가들이 독서를 강조합니다.
독서를 해야 모국어가 성장하고, 영어는 모국어를 딱 한 발짝 뒤에서 쫒아 가게 됩니다. 아무튼 언어 능력을 기초로 수학 등 다른 과목을 공부하는 머리가 깨게 되는 겁니다. (부모가 영어를 잘 할 경우엔 좀 다를 거 같아요)
이게 수많은 교육서를 꿰뚫는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대형 영어학원 레테에서 준수한 결과를 얻기 위해선 영어만 잘해서는 안되는 거 같아요. 가정에서 영어를 주언어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 모국어의 언어수준을 높이는 게 우선이에요.
그래서 영유나 사교육 의존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주변을 보면 너무 영어에 집중한 교육에 빠져있는 거 같아요. 언어 능력 전체를 생각하지 않고 영어 스킬만 보고 달리는 느낌이에요.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두고 어느 학원의 어느 반에 다니는 지에 따라 비교하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이 글이 뜬구름처럼 생각되시는 분들은 흘려듣기, 집중듣기를 검색해서 정보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도서관에서 영어 교육서를 읽다보면 책읽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게 될거라 확신합니다.